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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디세이 리뷰 (쌍천만, 원작 각색, 호불호)

방구석김차장 2026. 10. 2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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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 극장가에서 유독 입소문이 길게 이어진 영화가 있다면 단연 《오디세이》일 겁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이름값만으로도 기대가 컸는데, 실제로 스크린 앞에 앉아보니 "왜 다들 아이맥스로 봐야 한다고 하는지" 체감이 됐습니다. 세 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 내내 눈을 뗄 수 없었던 건 오랜만의 경험이었습니다.

     

    쌍천만 신화, 영화 <오디세이>가 쓴 흥행 기록

    《오디세이》는 2026년 8월 5일 국내 개봉해 9월 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9월 29일 기준으로는 1,183만 7,353명을 넘어섰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놀란 감독에게는 2014년 《인터스텔라》(1,038만 명)에 이은 두 번째 '천만 영화'로, 두 작품 모두 프랜차이즈가 아닌 단독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점에서 해외 감독으로는 이례적인 기록입니다. 《아바타: 물의 길》 이후 약 4년 만에 1,000만을 넘긴 외화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흥행은 뜨겁습니다. 10월 11일 기준 북미 박스오피스 약 6억 2,300만 달러, 해외 11억 5,700만 달러를 합쳐 전 세계 누적 약 17억 8,000만 달러를 기록 중입니다. 숫자만 봐도 이 영화가 올해 극장가의 흐름을 바꿔놓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원작 각색, 어디까지 허용될까

    이 영화는 호메로스의 고대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합니다.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려는 오디세우스(맷 데이먼)의 10년 여정과, 그사이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 구혼자들에게 둘러싸인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의 이야기가 교차합니다. 키르케(사만다 모턴), 칼립소(샬리즈 테론), 아테나(젠데이아) 등 신화 속 존재들과의 조우도 빠지지 않습니다.

    다만 놀란은 원작을 그대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반려견 아르고스의 비중을 키우고, 부자(父子)의 상호작용을 늘렸으며, 신들의 직접적인 개입 장면은 상당 부분 덜어냈습니다. 저는 이 선택이 꽤 과감하다고 느꼈습니다. 서사시 특유의 신화적 스케일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점이었거든요. 실제로 『오디세이아』의 현대 영역본 번역자인 고전학자 에밀리 윌슨도 신적 개입이 빠진 데 대해 "서사시의 핵심 주제를 놓쳤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들, 그래도 봐야 하는 이유

    평단 반응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입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94%, 관객 점수 96%를 기록하고 있습니다(출처: Rotten Tomatoes). 실물 세트와 미니어처 중심의 특수효과, 루드비히 고란손의 음악, 전편 아이맥스 70mm로 촬영한 영상미는 이견 없이 호평받는 지점입니다.

    반면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뚜렷합니다. 20년에 걸친 여정을 욱여넣다 보니 서사가 백과사전식으로 나열된다는 평가가 있고, "트로이 목마", "외눈박이 괴물" 같은 에피소드를 순서대로 지워나가는 듯한 전개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저도 중반부를 보면서 감정적으로 몰입하기보다는 다음 에피소드를 기다리는 듯한 느낌을 받은 구간이 있었습니다. 현대적인 구어체 대사("아빠" 같은 호칭)가 서사시 특유의 중후함과 부딪힌다는 지적도 체감됐고, 사운드 믹싱이 환경음에 대사를 묻히게 하는 구간도 몇 차례 있었습니다. 참고로 번개 등 스트로브 효과가 강한 장면에는 광과민성 안내가 붙어 있으니, 관련해 민감하신 분은 미리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 영화의 명암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장점: 전편 아이맥스 70mm 촬영의 압도적 스케일, 실물 효과 중심의 연출, 루드비히 고란손의 음악
    • 아쉬움: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과 산만한 서사, 신화적 개입이 축소된 각색 방향
    • 호불호: 현대적인 대사 톤, 사운드 믹싱, 여성 캐릭터 비중 축소에 대한 평가

    《오디세이》는 완벽한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올여름 극장가에서 이만한 스케일과 압도감을 주는 작품은 드물었습니다. 쌍천만이라는 기록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만큼, 큰 화면에서 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아직 안 보셨다면 아이맥스관에서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