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여름 블록버스터라길래 으레 나오는 해양 스펙터클 영화겠거니 했는데, 막상 스크린 앞에 앉으니 분위기가 전혀 달랐습니다. 1970년대 바닷가 마을, 낡은 폰트, 귀에 익은 옛 가요. 제가 예상했던 그림과는 완전히 다른 결이었고, 그게 오히려 이 영화를 계속 보게 만든 이유가 됐습니다.레트로 연출이 만든 영화 밀수의 시대적 맥락제가 직접 봤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시각적 언어였습니다. 류승완 감독은 이 작품에서 키치하고 스타일리시한 특유의 연출을 다시 한번 보여줍니다. 1960~70년대 할리우드 범죄영화 특유의 색감과 리듬감이 느껴지는 편집이 대표적입니다. 요즘 영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연출인데, 여기서는 그게 복고풍 분위기를 살리는 핵심 장치로 작..
부부 사이에도 서로 모르는 비밀이 하나씩은 있다고들 합니다. 건너건너 들은 이야기지만, 월급 통장을 따로 굴리거나 소소한 비상금을 숨겨두는 정도는 애교 수준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저도 피식 웃었습니다. 영화 크로스는 바로 그 '부부의 비밀'이라는 보편적인 공감대 위에 전직 특수 요원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을 얹어, 코미디와 첩보 액션을 동시에 꺼내 드는 작품입니다.부부의 비밀과 장르 설정의 배경사람들이 이 영화 설정에 쉽게 끌리는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아내가 형사고, 남편이 전직 특수 요원이라는 조합은 단순히 자극적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부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저 사람, 내가 다 알고 있는 걸까?" 하는 묘한 의심을 품어본 적이 있을 테니까요.제가 직접 영화를 보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남편의 정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