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여름 블록버스터라길래 으레 나오는 해양 스펙터클 영화겠거니 했는데, 막상 스크린 앞에 앉으니 분위기가 전혀 달랐습니다. 1970년대 바닷가 마을, 낡은 폰트, 귀에 익은 옛 가요. 제가 예상했던 그림과는 완전히 다른 결이었고, 그게 오히려 이 영화를 계속 보게 만든 이유가 됐습니다.레트로 연출이 만든 영화 밀수의 시대적 맥락제가 직접 봤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시각적 언어였습니다. 류승완 감독은 이 작품에서 키치하고 스타일리시한 특유의 연출을 다시 한번 보여줍니다. 1960~70년대 할리우드 범죄영화 특유의 색감과 리듬감이 느껴지는 편집이 대표적입니다. 요즘 영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연출인데, 여기서는 그게 복고풍 분위기를 살리는 핵심 장치로 작..
2025년 한국 극장가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여파가 가시지 않은 2026년 초, '만약에 우리가'가 237만 명을 돌파하며 분위기를 살리던 찰나, '왕과 사는 남자'가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평소 사극 장르라면 일단 극장으로 달려가는 편인 저도 개봉 당일 표를 끊었는데, 한 줄로 정리하면 단순하지만 확실한 재미였습니다.침체된 극장가에서 이 영화가 통할 수밖에 없는 이유2026년 현재 한국 극장가의 구조를 먼저 짚어야 이 영화의 가능성이 보입니다. '만약에 우리가'를 제외하면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들 이 줄줄이 30만 명 선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관객들은 확실히 재밌다는 입소문이 돌지 않으면 애초에 극장에 발을 들이지 않습니다. 일종의 자기 방어 기제가 작동하는 셈입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