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극장 불이 꺼지고 FBI가 장명준을 체포하는 장면이 시작되자마자 "아, 이거 그냥 웃기려고 만든 영화 아니겠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러닝타임 내내 웃으면서도 묘하게 긴장을 놓지 못했습니다. 남·북·미 세 나라 형사가 한 팀이 된다는 설정이 이렇게까지 먹힐 줄은 몰랐습니다.삼각공조가 만들어낸 예상 밖의 케미처음 림철령(현빈)과 김진태(유해진), 그리고 FBI 요원 잭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목적도 다르고 말투도 다르고, 서로 믿지도 않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손발을 맞춰야 하는 상황. 돌이켜 보면 제가 직장 초년 시절 전혀 다른 부서 사람들과 억지로 팀 프로젝트를 꾸려야 했던 기억이 슬쩍 겹쳤습니다. 뭔가 통하는 구석이 있어..
왕이라는 자리가 가장 외로운 자리라는 걸, 영화 한 편이 단번에 납득시켰습니다. 영화 은 1777년 정조 즉위 초, 단 하루 밤에 벌어진 암살 시도를 중심으로 왕의 생존과 고독을 그린 작품입니다. 처음 화면이 켜졌을 때, 저는 이게 단순한 역사물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습니다.고독한 왕: 살아남기 위해 칼을 갈던 정조의 내면영화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정조가 무섭도록 외롭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왕이면서도 가장 취약한 사람이었습니다. 사도세자(思悼世子)의 아들로 태어나 정치적으로 낙인찍힌 채 왕위에 오른 정조는, 즉위 직후부터 끊임없는 시해(弑害) 위협에 시달렸습니다. 여기서 시해란 왕이나 군주를 살해하려는 행위를 뜻하며, 조선 후기 정치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극단적 권력 투쟁의 형태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