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고 나서 극장 밖으로 나오는데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았던 적이 몇 번이나 됩니까. 저는 처음 영화 을 봤을 때 딱 그랬습니다. 단순히 재미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사람의 얼굴에 정말 그 사람의 운명이 담겨 있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관상이라는 소재가 역사의 격변기와 만났을 때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그리고 그 안에 어떤 한계가 숨어 있는지를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관상술이 역사 속으로 들어간 이유저도 처음엔 '관상 영화'라고 하면 그냥 신기한 소재를 내세운 오락물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이야기의 배경이 계유정난(癸酉靖難)이라는 사실이 꽤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계유정난이란 1453년 수양대군이 김종서를 비롯한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한 역..
사회생활을 하거나 비즈니스를 영위하다 보면, "저 사람은 첫인상만 봐도 어떤 사람인지 알겠어"라고 속단하거나 반대로 믿었던 사람에게 깊게 배신당해 씁쓸함을 느꼈던 경험이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고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일은 과거나 지금이나 가장 풀기 어려운 숙제입니다.2013년 개봉하여 9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한재림 감독, 송강호, 이정재 주연의 영화 은 사람의 얼굴로 운명을 점친다는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단순한 사극이나 운명론을 다룬 오락 영화로만 본다면 핵심을 놓친 것입니다. 치열한 권력 암투 속에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현대의 기업 경영에 비유하자면 '최고의 인재를 발굴하는 HR(인사관리) 전략'이자 '거대한 시대의 흐름을 읽는 거시적..
1,200만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며 천만 영화의 반열에 오른 작품, 장훈 감독의 .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을 다룬 훌륭한 작품들은 많지만, 이 영화가 유독 대중의 뇌리에 깊이 박히며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낸 이유는 거창한 이념이나 영웅주의가 아닌 지극히 평범한 한 아버지의 시선을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영화가 우리에게 안겨준 묵직한 울림의 비밀을 소시민의 심리와 연대의 관점에서 심층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외부인의 시선이 만들어낸 압도적 몰입감과 심리적 동화영화 의 가장 영리한 스토리텔링 전략은 1980년 광주의 참상을 철저히 외부인이자 정치에 무관심한 소시민 김만섭(송강호 분)의 렌즈를 통해 묘사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숭고한 대의를 위해 광주로 간 것이 아니라, 밀린 월세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