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에서 오랫동안 지낸 적이 있는 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돌아가고 싶은데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사람을 얼마나 무너뜨리는지. 저도 해외에 머물던 시절,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귀국이 미뤄지면서 홀로 버텨야 했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 막막함이 아직도 가슴 한켠에 남아 있어서인지, 영화 덕혜옹주를 처음 마주했을 때 스크린 속 그녀의 처절함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비극적 생애 — 황녀로 태어나 고아로 살아야 했던 삶덕혜옹주는 1912년 5월 15일, 한일 병합으로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난 고종이 회갑을 맞던 해에 얻은 늦둥이 딸입니다. 옹주란 왕과 후궁 사이에서 태어난 딸을 가리키는 조선 황실의 작위 체계상 호칭으로, 정식 왕비에게서 태어난 공주와는 구분됩니다. 고종은 이미 세 딸을 잃은 뒤라 덕혜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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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13. 05:41